습하고 무더위로 지치고 있는 여름, 더위가 절정에 다다를 무렵, 많은 이들이 시원한 물가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유명한 해수욕장이나 계곡은 피서 인파들이 몰려 힐링을 하러 떠났다가 오히려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때일수록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는 자연 속 숨은 명소를 찾는 것이 진정한 피서지가 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덕풍계곡’을 소개한다. 이 계곡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만큼 고요하고 깨끗하며, 무엇보다 한여름에도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수가 흘러 피서지로서의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적함이 주는 여유 덕풍계곡
삼척시 하장면 깊숙한 산골에 자리 잡은 덕풍계곡은, 처음부터 도시의 번잡함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차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기분 좋은 차가운 공기와 짙은 숲 냄새가 방문객을 맞이하며, 입구에서 계곡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숲길은 마치 시간을 천천히 되감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보통의 유명 계곡이 인근 상업시설과 캠핑장으로 인해 혼잡한 반면, 덕풍계곡은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 보존되어 있어 조용하고 청량한 기운을 머금고 있다. 숲길을 걷는 중간중간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는 힐링 그 자체로 이곳이 얼마나 외부와 단절된 공간인지를 실감하게 한다.
계곡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물의 투명도와 물소리의 정직함이다. 발을 담그는 순간 느껴지는 찬 기운은 짧은 숨이 나올 만큼 시원하며, 바위 위에 앉아 계곡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여름에도 15도 이하 계곡수
덕풍계곡이 다른 여름 피서지와 명확히 차별화되는 이유는 바로 수온이다. 이곳의 계곡수는 한여름에도 15도 이하를 유지할 만큼 차갑고, 그 차가움은 단순히 ‘시원하다’는 감각을 넘어서 온몸의 열기를 빠르게 식히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는 덕풍계곡이 태백산맥의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오는 청정 수원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곡 주변에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들 덕분에 햇빛이 직접 물 위에 닿는 시간이 적고, 이에 따라 물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또한 이곳은 물살이 세지 않고 수심이 비교적 얕은 구간도 많아,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계곡물은 정체되어 있지 않고 계속 흐르기 때문에 물의 오염도가 낮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조용한 자연 속에서 진짜 피서를 경험하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도시에서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과 정신없이 보내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만큼 ‘여행’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와 자유를 회복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덕풍계곡에서의 하루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특별했다.
스마트폰을 할수 없을 만큼 느린 인터넷 덕분에 오히려 눈이 편안할 수 있게 자연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고, 자연의 소리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바람이 나뭇잎 사이로 스치는 소리, 물방울이 바위에 부딪히며 내는 리듬, 그리고 가끔씩 들리는 새소리가 그 어떤 음악보다도 고요하고 편안한 배경이 되어주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계곡 옆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아 조용히 앉아 있을 때의 감정이었다. 시간은 천천히 흘렀고, 그 속에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사람보다 자연이 많은 곳, 덕풍계곡
올 여름 피서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사람들이 많고 시끄러운 장소보다 이렇게 조용하고 순수한 자연이 살아 있는 곳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다. 강원도 삼척의 덕풍계곡은 아직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고 상업화되지 않, SNS에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여행지다.
계곡물의 온도, 고요한 숲, 바위의 여유로운 시간.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덕풍계곡은 진정한 여름 피서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곳이다. 올여름, 번잡함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고요한 자연 속에서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마주하고 싶다면, 덕풍계곡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