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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송계계곡 옥순봉(여름풍경, 옥순봉, 추천) 충청북도 제천시 한수면 일대에 위치한 송계계곡과 옥순봉은 속리산과 월악산 사이에서 독특한 자연미를 품은 여름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필자는 이곳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계절과 기후, 그리고 지역의 생활 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바라보았다. 특히 여름철 송계계곡의 청량감과 옥순봉의 절경은, 더위를 피해 찾은 이들에게 단순한 풍경 이상의 체험을 제공한다. 송계계곡의 여름 풍경과 물빛송계계곡은 월악산 국립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어, 주변 환경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계곡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약 7km 구간은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있어 바람과 물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시원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필자가 방문했던 7월 중순, 수온은 약 18도 내외로 유지되어 발을 담그는 순간.. 2025. 8. 12.
경북 포항 호미곶(첫인상, 소만해안 특징, 포인트) 경상북도 포항시 호미곶 일대는 한반도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그 주변에는 대중의 발길이 드물게 닿는 조용한 포구와 숨은 해변이 존재한다. 필자는 그중에서도 ‘소만’이라 불리는 작은 어촌과 그 인근 해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곳은 지도상에 어슴푸레하게 표기되어 있지만, 유명 관광지로서의 홍보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채, 오롯이 어민들의 삶과 바다 본연의 빛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찾아가는 길과 첫인상소만은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에서 차량으로 10분 남짓 이동하면 닿을 수 있는 어촌 마을이다. 호미곶광장에서 동해를 등지고 남쪽 해안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해안 절벽과 낮은 구릉이 어우러진 구간이 나타난다. 이 길은 차량 통행량이 적어 바다와 맞닿은 도로를 천천히 달리기 좋으며,.. 2025. 8. 11.
경북 영덕 축산항 (몽돌해변, 여름철, 방문팁) 경북 영덕군 축산항은 이미 대게와 청정 해안도로로 명성을 얻은 바 있으나, 그 주변에는 이름조차 표기되지 않은 한적한 몽돌 해변이 존재한다. 이곳은 지도에서도 뚜렷한 명칭을 찾을 수 없어 필자는 무명몽돌해변이라 명명하였다. 상업 시설이 전무하고 발길이 드문 이 해변은, 현대인이 잊고 지낸 바다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 하겠다. 찾아가는 길과 지형적 특징무명몽돌해변은 축산항 중심부에서 남쪽으로 약 7~8분 거리에 위치한다. 네비게이션으로 직접 찾기 어려우므로, 인근 소규모 어촌이나 특정 식당을 목적지로 설정한 후 도보로 접근하는 편이 찾기 쉽다. 필자가 찾았을 당시에는 횟집을 기준점으로 삼았고, 이후 해안로를 따라 약 200미터를 걸으니 파도 소리가 선명히 들리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발밑에서 자잘.. 2025. 8. 10.
제주 산책길 (오등동, 하례리숲길, 구좌읍 해안절벽) 제주도는 수많은 올레길과 숲길, 해안 산책로를 품고 있지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길은 때로 사람의 발길로 인해 그 고유한 고요를 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내문에도, 지도에도, 심지어 일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잘 거론되지 않는 ‘비공식 탐방길’이 있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직접 걸으며 체감한, 제주의 ‘조용한 비공식 탐방길’ 3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길들은 모두 표지판 하나 없이, 자연의 결이 스스로 만들어낸 선형을 따라 형성된 곳들이다. 1. 제주시 오등동, 선녀와 나무꾼 뒤편 협곡길오등동 일대의 선녀와 나무꾼 테마공원은 복고풍 정원과 전시 공간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 뒷편으로는 안내문에 등장하지 않는 좁고 긴 협곡이 숨어 있다. 입구는 울타리 너머의 비포장 오솔길로 되어 있으며, .. 2025. 8. 9.
제주 선녀와 나무꾼 뒤편 (협곡의 입구, 음향, 사유의 시간) 제주 제주시 오등동 일대에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복합 문화공간이 있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카페와 정원, 복고풍 포토존을 즐기기 위한 여행지로 알고 있겠지만 사실 이 공간의 진짜 매력은 그 뒷편으로 조용히 이어지는 협곡형 숲길에 존재한다.이번 글은 정식 안내문에도 등장하지 않고, 대부분의 방문객이 지나치고 마는 '선녀와 나무꾼 뒤편 협곡길'을 중심으로, 직접 걸으며 체감한 지형의 밀도, 공기의 흐름, 그리고 감각의 이완을 경험한 내용을 공개한다. 협곡의 입구를 지나다선녀와 나무꾼 테마공원의 공식 출입구를 지나 실내 전시관과 외부 정원을 통과하면 복고풍 조형물과 벤치, 포토존이 이어지는 길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문객이 이곳에서 발길을 되돌리지만, 왼편으로 낮은 울타리 너머 비포장.. 2025. 8. 7.
전남 구례 피아골 (지리산 계곡, 물아래, 침묵의 설계)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국립공원의 한쪽 끝자락을 따라 길게 뻗은 계곡이 있다. 그 이름은 피아골이라는 곳이다. 흔히는 단풍 명소로 더 알려져 있는 곳이지만, 사계절 내내 이 계곡이 지닌 감각은 색이 아니라 온도, 경치가 아니라 깊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이번 글은 여름 한가운데, 7월 말의 무더위 속에서 피아골을 천천히 걸으며 발 아래 물의 흐름과 바위의 감촉, 그리고 바람이 피부에 닿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여행이 아닌 머무름으로 경험한 그 순간들을 기록한 것이다. 지리산의 틈에서 흐르는 계곡피아골은 지리산 주능선에서 흘러내린 물길이 오랜 세월 침식과 유동을 반복하며 형성한 협곡형 계곡이다. 하동바위, 직전마을, 연곡사 일대를 거쳐 남천과 합류하기까지 약 10km 이상 계류가 이어지며, 이는.. 2025. 8. 5.